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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2 년 정도 이벤트 업계에서 일을 배운 적이 있다. 어릴 적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평생 그 일만 할 생각으로, 학교 수업도 자주 빠지고 심지어는 시험도 빠질 정도로 올인했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대학교 1학년 성적은 두 학기 모두 2점 대도 못 넘고 한 번은 학사경고까지 받았다. 그 대신에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프로의식이다.

당시 내 멘토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돌아보면 그때 경험은 지금까지도 매 순간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성장하도록 돕는다. 무슨 일이든 해당 분야에서의 프로의식을 고민하게 하고 프로처럼 행동하게 한다.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은 개발자로서 프로 의식을 가지는 것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취업 이후에도 계속될 고민인 것 같아서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 의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프로 의식?


"프로 의식"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시 내 선생님? 은 프로 의식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셨다. 일하러 가는 길, 돌아오는 길, 연습할 때 등 수시로 프로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꼭 "프로 의식" 또는 "프로 마인드"라는 단어를 썼다. 이 글에서는 내가 편한 대로 '프로 의식'이라고 표현한다. 아무튼, 선생님이 자꾸 강조하는 그 말의 의미를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일하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해야만이 느낄 수 있는 태도였기 때문이다. 

프로(전문가)가 되기 위한 조건?

전문가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 기술 · 예술 · 기타 특정 직역에 정통한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번 글을 정리하면서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봤는데, 막 논문도 나오고 그래서 조금 겁이 난다. 가볍게 풀어보려 했던 얘긴데 무서워졌다.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실력이고 두 번째가 프로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사전에서 말하는 전문적인 지식, 능력, 경험을 실력이라고 한다면, 프로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나는 프로의식을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라고 정리했다. 이러한 태도가 구체적으로 뭔지 지금까지는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어느 날 일이 좀 잘 끝나서 기분 좋게 돌아가는 길에 들었던 말이다. "잘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이걸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라고.
정확히는 프로가 '아마추어 수준'에 비해 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였다. 프로는 아마추어와 비할 대상이 아니다. 

예시로, 고등 수학 선생님이 수능 수학에 좋은 성적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수학 선생님이라고 해서 무조건 쉽다는 건 아니지만, 좋아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만점이 아니라면 반성하는 태도로 보완해야 한다. 이때의 노력은 책임감으로 해야 하는 노력이다. 수학 선생님이 수학을 가르치는 일에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학생들보다 수학을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잘 대처하는 것에 집중한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아 갔다.

  • 연습을 많이 할수록 실수를 하게 된다. (안 할 수 없다.)
  • 연습을 많이 할수록 여러 가지 실수를 경험하게 된다.

전문가도 실수를 한다. 따라서 실수를 안 하려는 노력과 함께, 실수했을 때 잘 대처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실수는 줄어들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케이스의 실수를 경험하게 된다. 실수 데이터가 쌓일수록 많은 실수를 대처할 수 있다. 어차피 실수는 하니까, 잘 대처하는 방법들을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엔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건 마찬가지다.

다시 수학 선생님 예시로 돌아와서, 선생님도 문제를 틀릴 수 있다. 다만 성실한 태도로 고쳐야 한다. 적어도 학생보다는 틀린 문제를 더 깊이 있고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 실수를 보완하는 자세에서부터 학생과 차이가 있어야 한다. 전문가라면, 실수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오답 문제를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 이는 전문가로서 실수를 잘 대처하는 방법이다. 실수를 대처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실력이 느껴진다.

나는 연습 중에 실수를 하면 무대에서 같은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꼭 고민해봤다. 잠깐 동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실수를 잘 대처해서, 실수를 안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적이 많다.

 

객관적인 관점을 가진다.


어떤 분야에 요구되는 역량과 그 기준을 잘 아는 것은 중요하다. 흔히 보는 눈이 있다고 표현한다.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안다. 이는 성장으로 이어진다. 보는 눈을 기르려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무대에 서보면 객석에 앉아있는 사람의 입장을 망각하기 쉽다. 무대에 서면서도 객석에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객관적 - 사물이나 생각, 상황, 대상을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 제3자의 관점으로 보는 생각, 경우 혹은 그런 것.

이벤트 업계가 특히 그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피드백을 나눌 때는 꽤 냉정하고 가혹한 편이었다. 피드백을 받으며 자주 들었던 말은 "관객의 입장에서 ~ 하다."라는 말이다. 자연스레 관객입장에서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느껴질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잘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잘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 "관객 입장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상대방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다. 상대방이 보고 싶은 것을 잘 보여주고, 잘 해낼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나만의 시각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을 바르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100점이 아닌데 100점으로 착각하면 더 이상 공부할 필요를 못 느낄 테고 성장은 멈춘다. 그렇기에 자기 점수를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어렵다. 나의 능력이 점수로 보이지도 않고 만점이 몇 점 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 점수를 알 수 있을까. 먼저 만점이 어디쯤인지 알아야 한다. 해당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 사람들이 무엇에 집중하는지 알아보자. 집중하는 부분들을 살펴보면, 그 분야의 평가기준이 되는 가치나 능력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찾은 기준들을 가지고 나와 비교해보면 내 점수는 대강 나온다. 나는 내 점수를 잘 아는 것만으로도 성장동력이 되는 것을 느꼈고, 실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다고 느꼈다.

나는 처음 개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뒤 바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지 않고, 개발 직군 전체를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학교 교수님을 찾아가 얘기를 나눠보고 온라인으로라도 현직 개발자 얘기를 들어보고 관련 책을 찾아봤다. 어떤 기준과 방향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동시에 개발자 직무, 삶, 취업 과정에 대해 들어보면서 내가 프로의식을 가질 수 있는 분야 인지도 확인했다.

참조


https://www.cosmopolitan.co.kr/article/49619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는 법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고 각자 할 일만이라도 잘합시다. 프로 되는 거, 별게 아닙디다!

www.cosmopolitan.co.kr

https://sgi.re.kr/news/?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Tg7fQ%3D%3D&bmode=view&idx=989115&t=board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 SGI 지속성장연구소 | SGI 소식

「프로정신이 필요하다」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직원이 회사를  선택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나도  그 말에 100% 동의하는 사람 속에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능력도 없

sgi.re.kr

https://blog.naver.com/knix008/221843607494

 

[ 직업의식(Professionalism) ]

"직업의식"이란 "각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특유한 태도나 도덕관, 가치관 따위를 통틀어서 이르는 말"...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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